안녕하세요,
한창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점에 신경과에서도 급격히 증가한 질환이 뭔지 아세요? 의외로 "대상포진"인데요, 그 이유는 COVID-19에 감염되면 신체의 면역 체계가 크게 부담을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COVID-19 감염 후 수 주 이내에 대상포진이 발생한 사례가 여러 연구에서도 보고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도 많이 늘었거든요. 특히 고령층, 면역 저하자, 당뇨병 환자 등에서 더 흔히 나타났습니다. 지금부터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rutalgia, PHN)에 대해 소상히 살펴보도록 할게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매우 고통스러운 신경병증으로, 대상포진 감염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입니다.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죠. 이때 발생하는 통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으로, 대상포진 발진이 치유된 후에도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경통을 의미합니다. 이 통증은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그 부위에서 자극성 통증, 찌르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어요.
원인과 병리 기전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을 손상시키며, 특히 감각 신경을 타겟으로 삼습니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면 통증 신호를 과도하게 전달하게 됩니다. 또한 신경의 손상된 부위에서 새로운 통증 경로가 형성되어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 상태로 이어지면서 만성 통증으로 발전해요.
위험 요인
PHN은 안 생기는 사람도 있고 생기는 사람도 있어요.
대상포진 후 통증이 잘 생기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1) 고령자 : 60세 이상에서 훨씬 많고, 70세 이상에서는 60세 미만에 비해 10배 이상이에요.
2) 대상포진 발생시 초기 통증이 심할수록 PHN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상포진 발진이 올라오지 전부터 심한 신경통이 선행했다면 위험이 증가해요.
3) 대상포진 발진이 넓고 심하게 발생한 환자들은 신경 손상이 더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면역 기능 저하 : 면역체계가 약화된 면역 저하자나 만성 질환자는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 손상이 더욱 심할 수 있습니다.
5) 조기 치료 실패 : 대상포진에 걸렸는데 모르고 지나갔다거나, 대상포진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지 못한 경우 바이러스가 신경 손상을 심화시키고 PHN 발생 위험이 높아져요.
6) 여성 : 연구에 따르면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신경통에 대한 여성의 민감도가 남성보다 높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7) 유전적 요인 : 일부 연구에서 유전적 소인이 PHN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고했어요.
증상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다양한 형태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환자마다 경험하는 증상의 강도나 양상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1) 타는 듯한 통증 : 발진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통증
2) 찌르는 듯한 통증 : 날카롭거나 찌르는 듯한 급성 통증
3) 감각 이상 : 해당 부위의 피부가 예민해지면서 가벼운 접촉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낌
4) 무감감 : 통증과 함께 해당 부위의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증상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면 장애나 우울증 등의 이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전염 가능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 대상포진은 직접적으로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부 전염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대상포진의 원인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동일하잖아요. 대상포진 걸린 사람의 수포에서 나온 체액을 통해 수두가 전파될 수는 있어요. 공기를 통한 전염은 아니고, 수포가 있는 동안의 직접 접촉을 통해 일어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수포가 있는 동안 대중목욕탕이나 사우나 등은 피해야겠죠. 수포가 터지지 않도록 하고, 터진 경우 직접 접촉을 피하세요.
진단
PHN는 임상적으로 진단이 이루어집니다. 환자의 대상포진 병력과 통증의 지속 기간, 통증의 양상을 바탕으로 진단해요. 환자가 3개월 이상 지속적인 신경통을 호소한다면 PNH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상 검사나 신경학적 검사는 진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다른 신경통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치료
PHN은 만성통증이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로 나눌 수 있어요.
1) 약물 치료
1-1) 항우울제 (TCA, SNRI) : 삼환계 항우울제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는 중추 신경계를 조절해 통증 경로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1-2) 항경련제(Gabapentine, Pregabalin) : 이 약물들은 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여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1-3) 진통제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를 주로 사용하며, 심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급성기 통증 완화에 주로 사용합니다.
1-4) 국소 치료제 (리도카인 패치, 캡사이신 크림) : 통증 부위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치료제도 도움이 됩니다.
1-5) 스테로이드는 대상포진 급성기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PHN 예방나 만성 통증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2) 비약물 치료
2-1) 신경차단술 : 신경차단술은 통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약물을 주사하여 신경의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2-2) 신경조절술 : 저강류 전류를 이용해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만성 통증 환자에게 적용해요.
2-3) 심리치료 및 인지행동치료 : 만성 통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불안, 우울증 등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병행할 수 있어요.
예방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상포진 예방 접종입니다. 예방 백신은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대상포진 발생을 줄여주고, 대상포진이 발생하더라도 신경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1) 생백신 (Zostavax)
Zostavax는 약화된 생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백신입니다. 2006년 처음 승인되었으며, 대상포진 예방에 일정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어요. 대상포진 예방 효과는 약 50-60%, PHN 예방은 약 67% 정도로 보고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면역 반응이 약해지고, 백신 효과는 몇 년 후 감소할 수 있어요. 투여 방식은 피하주사로 1회 접종합니다. 일반적으로 추가 접종을 권장하진 않으나, 면역력이 약한 경우 추가 접종을 고려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에게 권장됩니다. 임산부나 면역억제 환자에게는 금기입니다!
2) 재조합백신 (Shingrix)
Shingrix는 2017년 승인된 재조합백신으로, 생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생백신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며, 면역력이 약해진 노인들에게도 더 안전해요. 대상포진 예방 효과는 90% 이상, PHN 예방 효과도 약 90%로 보고됩니다. 면역력 감소가 적고, 장기간 높은 예방 효과를 유지해요. 면역 강화 보조제(adjuvant)가 포함되어 있어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투여 방식은 근육 주사로, 2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접종 후 2-6개월 간격으로 두 번째 접종을 받아요. 2회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추가 접종에 대한 권고는 없습니다.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생백신에 비해 면역 저하 환자,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해요.
재발
일반적으로 한 번 대상포진이 발생하고 나면 다시 생길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고령이나, 면역 억제 상태, 만성 질환자의 경우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 대상포진 감염 이후에도 신경계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 면역 체계가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어요. 예방접종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접종 시기는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 후 최소 6개월 이후로 권고해요. 감염 직후 면역 반응이 일시적으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서 면역 반응이 다시 약해졌을 때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Shingrix와 같은 재조합 백신이 특히 권장됩니다.
저는 보통 싱글릭스를 권장하고 있어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요. 1회 접종 비용이 30만 원 선이니, 2회 접종 시 약 60만 원 정도 하겠네요. 조스타박스는 19만 원 정도로 비교적 싼 편입니다. 병원마다 비용은 차이가 있으니, 미리 문의하고 접종하세요. 그리고 종종 예방접종 맞았는데 왜 나는 걸렸냐 하시는 분 많은데요, '아마 안 맞으셨으면 훨씬 크고 아프게 왔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결론
대상포진 후 통증은 대상 포진 후 60세 이상의 약 절반 정도에서 발생하며, 그중 50%는 3개월 내 호전을, 70%는 1년 내 호전을 보입니다. 나머지 30%가 문제인데, 외래 내원할 때 정말 힘들어 하시거든요. 겉으로 드러나는 발진은 없어지고 멀쩡한데 계속 아프니, 환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줄 수 있는 질환이에요. 신경과 전문의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입니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초기 치료가 특히 중요해요!!) 다양한 치료 방법을 조합해 통증을 관리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예방 접종 역시 발생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니, 고위험군은 꼭 대상포진 접종을 맞으시길 권장해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뉴로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