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는 뭐하는 곳인가요?”
잘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요,
“신경정신과 아닌가요? 다 같은 거 아니었어요?”
아.. 네. 다른 곳입니다.
자, 지금부터 어떻게 다른지 알려드리죠.
정신과의 현재 정식 명칭은 '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신경과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비해 역사가 짧은 신생과 예요. 1982년 신경과가 생기기 전에는 '신경정신과'로 사용되었지요. 신경과가 생기자, 신경과와 정신과로 이름도 분리되었어요. '정신과'는 2011년부터 과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신건강의학과'로 정식으로 명칭을 바꿨고요. 아직도 ‘신경정신과’로 등록되어 있는 곳은 82년 이전부터 있던 아주 오래된 의원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피부비뇨기과 역시, 1945년 조선피부비뇨기과학회 창립 이후 피부과학과 함께 연구 및 치료를 해왔다가, 1954년 피부과와 비뇨기과로 분리되었으며, 2017년 이후 정식 명칭은 '비뇨의학과'입니다. 피부과가 있기 전에 비뇨기과에서 피부 관련 질환을 함께 진료를 봤기 때문에 여전히 피부비뇨기과가 잔존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연로하신 의사분들 중에 두 개 과를 함께 진료 가능하신 분이 간혹 있지요.
그렇다면 신경과에서는 어떤 진료를 보게 될까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외과는 모두 뇌와 신경계와 관련된 분야지만, 각기 다른 초점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신경과 (Neurology, NE or NL) : 신경과는 뇌, 척수, 말초신경 및 신경계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입니다. 대표적으로 뇌졸중(뇌경색),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 편두통, 말초신경병증 등이 있죠. 약물 치료, 재활 치료, 진단을 위한 검사(예: MRI, CT, VNOG, NCS/EMG, EEG, TCD 등)를 통해 신경계의 기능과 질환을 평가합니다.
2. 정신건강의학과 (Psychiatry) : 정신건강의학과는 정신적, 정서적, 행동적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입니다. 이는 신경계와 관련이 있지만 주로 정신적 증상에 중점을 두죠. 대표적으로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양극성 장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어요. 심리 치료, 약물 치료(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행동 치료 및 상담을 통해 치료합니다. 정신적, 정서적 상태를 평가하는 데 주력합니다.
3. 신경외과 (Neurosurgery, NS) : 신경외과는 뇌와 신경계의 질환을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분야입니다. 뇌졸중(뇌출혈), 뇌종양, 척추 질환, 신경 압박(예: 디스크), 외상성 뇌손상 등이 있어요. 외과적 수술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며, 필요시 신경과와 협력하여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세 분야는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서로 협력할 수도 있으며, 각기 다른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어요. 신경과와 신경외과는 특히 신경과 관련된 질환 중에서 내과적인 치료(=신경내과=신경과)와 외과적인 치료(=신경외과) 이렇게 치료 방향에 따라 진료하는분야가 다르다고 보면 됩니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힌 것이고 주로 약물 치료가 이루어지니 신경과, 뇌출혈은 혈관이 터진 것이고 수술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니 신경외과,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최근 동향은 뇌경색이라도 외과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 필요하기도 하고, 뇌출혈이라도 양이 적으면 수술 없이 약물 치료만 하거든요. ‘내과적으로 오래 이끌어 가야하는 병 = 신경과’, ‘외과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병 = 신경외과’에서 보게 됩니다. 해서, 질환 자체는 겹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교통 사고나 외상은 주로 신경외과에서 우선 진료를 보는데, 이유는 외상성으로 인한 출혈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요약
정동 장애, 즉 우울하거나 불안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으시면 됩니다. “이거 신경성이죠” 하면서 신경과로 내원하시는데, 사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셔야 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1. '신경성'은 신경과 아님
2. 신경정신과 이제 없음.
3. 정신과는 정신건강의학과임
4. 슬의생의 채송화는 신경외과임, 신경과 아님.
궁금증이 해결되었길 바라며,
뉴로그림.